스틸 앨리스 (2014) Still Alice 영화 리뷰

도로시 0 9476
영화 리뷰: 스틸 앨리스 (2014) 상영중 Still Alice ★★★★★ 

지금이 내가 나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 거야
기억은 사라져도 나는 여전히 살아갑니다 


세 아이의 엄마, 사랑스러운 아내, 존경 받는 교수로서 행복한 삶을 살던 ‘앨리스(줄리안 무어)’. 어느 날 자신이 희귀성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행복했던 추억, 사랑하는 사람들까지도 모두 잊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는 앨리스. 하지만 소중한 시간들 앞에 온전한 자신으로 남기 위해 당당히 삶에 맞서기로 결심하는데… 

알츠하이머라는 병은 안타깝게도 스토리텔링에 용이한 좋은 재료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이 병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무수히 쏟아져 왔었고 [스틸 앨리스] 또한 그 영화들의 범주에 벗어나지 않을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여타 다른 영화들과는 사뭇 다르다. 카메라는 주인공인 앨리스를 계속 붙잡는다. 우직할 정도로. 그렇게 한 방향만을 응시하면서 그녀의 변화에 주목한다. 주인공의 주변인들의 고통과 심적 갈등을 초점에 두지 않는다. 전형적인 신파극의 흐름 또한 거부한다. 병을 앓으면서 조금씩 무뎌져가는 기억력과, 자신의 눈 앞에서 사라져가는 단어들을 붙잡기 위한 앨리스의 사투를 지속적으로 잡아낸다. 

나비목걸이를 목에 걸고 다니는 앨리스는 '나비' 그 자체다. 나비는 그 화려한 날개를 뽐내며 하늘을 날아다니지만, 수명은 고작 한달에 불과하다. 앨리스는 콜롬비아대학의 저명한 언어학교수이며 가정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 커리어 우먼이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조발성 알츠하이머라는 희귀병을 앓기 시작하면서 완벽할 것만 같았던 그녀의 삶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언어학 강의를 하면서 단어를 기억하지 못해 멈칫하는 순간의 아이러니는 앨리스가 스스로 변화하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당황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남편과의 저녁약속을 잊고 조깅을 하러 가는 모습, 조깅 중에 잠시 제자리에 서서 몽롱한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보는 모습, 그리고는 자신의 집에서 화장실을 찾지 못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연기한 줄리안 무어의 연기는 무척이나 섬세하다. 




[ About Movie ] 

젊은 나이에 조발성 알츠하이머라는 희귀병을 앓기 시작하면서...... 

다른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한 영화는 병을 앓는 사람에 중점을 두지 않고 그 주변인들이 힘들어하는 순간을 담아낸다. 그리고는 전형적인 신파극의 흐름으로 빠지거나 병을 앓는 사람이 주변인들을 알아보지 못할 때의 고통을 초점으로 잡는다. 드라마를 더욱 강하게 표현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스틸 앨리스]는 우직하게 앨리스만을 바라본다.

앨리스는 자신이 알츠하이머를 앓는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자신과 가족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단어퍼즐을 맞추고 쉴 틈 없이 기억력 테스트를 한다. 'Still' 여전히 'Allice' 앨리스로 남기 위해 병과 싸우는 앨리스를 비출 때마다 먹먹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새삼 줄리안 무어의 뛰어난 연기력에 놀란다.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에 이어 이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도 노미네이트된 줄리안 무어. 유독 아카데미와는 인연이 없었지만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오스카는 줄리안 무어의 손에 잡힐 것 같다. ? 


앨리스의 딸인 리디아도 여전히 리디아이고 
앨리스의 남편 또한 여전히 그녀의 남편이다 


이 영화는 알츠하이머로 인한 기억상실만을 다루는 영화가 아니다. 영화의 제목에 다시 한번 주목해 보자. [스틸 앨리스]다. 앨리스는 여전히 앨리스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기억을 잃어가며 자신을 붙잡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앨리스다. 그건 앨리스의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앨리스의 딸인 리디아도 여전히 리디아이고 앨리스의 남편 또한 여전히 그녀의 남편이다. 하지만 결국은 그들도 그녀의 잊혀져가는 기억 속 사람들이기에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도 결국엔 변화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앨리스가 여전히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사랑'이다. 기억을 잃고 많은 것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리디아가 자신의 옆에 앉아 어려운 단어가 가득한 글귀를 읽어주어도 앨리스는 그 이야기에 대한 해답을 내린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이다. 앨리스는 예전과 같은 삶을 보낼 순 없어도 여전히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예전의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기억되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여전히 '사랑'이 존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앨리스는 'Still Allice'인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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